이후로 재범파는 무척이나 지루할 정도로 이렇다 할 고난 없이 승승장구했다. 제일파를 누르고 강남권을 집어 삼켰고, 화룡파와의 싸움은 싱겁기까지 할 정도였다. 물론 그 밑바탕엔 동명수의 공작이 깔려있었지만, 리학수를 제외한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재범파의 입지는 올라갔고, 무리는 불어났으며, 싸움 없이 복속되는 자들이 늘었다. 패권을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동명수는 이중구와 리학수를 앞세우고 모든 일을 불도저마냥 밀어붙였다.

 

서울을 장악하는 데는 예상보다도 적은 시간이 들었다. 이중구가 내심 동명수를 인정해주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겸상도 꺼려하던 처음과는 달리 이중구는 어딜 가든 동명수를 대동하고 다녔다. 동명수에게는 잘 된 일이었다. 흘러들어오는 정보는 리학수보다 이중구를 거치는 것이 많았고, 정보가 흘러드는 속도 또한 빨랐다. 동명수는 이중구를 이용해 저의 공을 세웠고, 북에서의 명예와 입지를 드높였다. 여전히 북으로 올라가는 보고는 모두 동명수의 손을 거쳐야만 했다.

 

리학수는 여전히 저의 핏줄을 찾는데 연연했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리학수가 제 할일을 마냥 방치했다는 것은 아니었다. 동명수는 리학수의 모든 업무에 제가 손을 대고 조종하길 바랐고, 또한 그렇게 되도록 수를 쓰는 중이었지만 제 자식 찾기에 정신이 팔려있던 차에도 리학수는 저의 자리를 지킬 줄 알았다. 리학수가 그저 동명수의 말에 고분고분히 따라준 것은, 혹시나 그의 아비에게로 나쁜 말이 올라가 제가 조기 귀국을 당하게 될 것을 두려워한 탓이었다. 리학수는 조직의 일에 발 벗고 나서지 않았지만, 뒷짐 지고 방관하지도 않았다. 리학수는 그저, 동명수가 자신이 조직의 모든 경영권을 쥐고 있다는 오만을 지적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 편이 리학수에게는 편했다. 피가 덜 마른 머리는 쉽게 결단했고, 신중함이 적었다. 둘의 관계는 물고 물리는 중이었지만 동명수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동명수에게 리학수는 그저 저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오만이었고, 자만이었다.

 

아마 표종성이었더라면 제가 부러 이러고 있음을 진작 눈치를 챘을 것이라고 리학수는 어림짐작했다. 표종성은 그의 아래에서 많은 것을 배운 제자였다. 많은 것을 배웠고, 응용했으며 스스로 깨쳤다. 또래에 비해 아는 것이 많았지만 자만하지 않는 놈이기도 했다.

 

동명수와 표종성 모두 리학수의 문도였다. 비록 둘이 같은 수업을 들은 적은 없었지만. 둘은 행색부터 말투까지 정 반대였는데, 표종성은 앳되었을 적부터 군인의 모습이 보였다면 동명수는 어릴 적부터 여태까지 동네 양아치의 행색이 엄연했다. 행동만큼이나 둘의 성격은 대조적이어서, 리학수는 가끔 저 둘이 반목하게 될 것을 염려했다. 특히나 언제부턴가 의도적으로 표종성에게 껄떡거리는 동명수를 볼 적이면 더욱 그랬다.

 

 

“부르셨습니까, 형님.”

 

 

사무실 문이 조용하게 열렸다. 칠이 덜 된 쇠문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거슬리게 들렸다. 리학수는 이제 저 소음을 들을 날도 머지않았다는 것을 곱씹으며 중구를 가만 바라봤다. 왼편의 소파에는 이미 동명수가 자리 잡고 있는 상태였다. 동명수는 들어온 이중구에게 눈짓으로 아는 체를 했다.

 

 

“앉아라.”

 

 

그 말에 이중구는 동명수의 맞은편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이중구는 길다 못해 늘씬하게 뻗은 제 양 다리를 모으고 반듯이 앉는 것이 영 불편해보였다. 동명수는 이중구의 어깨너머로 칠이 벗겨진 사무실 벽을 보다 이중구와 눈이 마주치자 씩 웃어보였다. 처음에는 입을 길게 찢고 웃는 뱀 같은 느낌에 어딘가 음습하게 느껴졌던 그 웃음도 이제는 익숙해진지가 오래라 이중구는 동명수를 가만 보다 리학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다름이 아니라……, 너도 이제 이사님 소리 듣고 살아야하지 않겠니?”

 

 

리학수는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중구는 어떤 대답이 적절한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그저 침묵했다.

 

 

“이제 재범파란 이름도 그만 쓸 때가 되었지 싶구나.”

 

“……예?”

 

 

되묻는 이중구의 말에 석동출은 조곤조곤하게 대답했다. 회사를 만들자, 라고.

 

조금은 어벙벙한 기분에 중구는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물론 아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재범파의 몸집이 불어나자 리학수는 경찰과 연루될 만한 연장질을 금하는 한편으로 리조트 건립을 추진시키는 등 조직의 깡패 탈을 번듯한 것으로 갈아 끼우는데 갖은 노력을 들였으니 말이다.

 

다만…….

 

 

“왜 말이 없니?”

 

“아, 그, 아닙니다. 그냥……. 좀 갑작스러워서.”

 

 

그래, 갑작스러웠다. 중구는 저희들이 번듯한 사업체로 탈바꿈하는 것은 적어도 설악지구 리조트가 완공된 후로 예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직 일 년도 더 남지 않았던가. 리학수는 마땅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리학수가 아닌 석동출로서 이중구에게 해 줄 대답이 없던 탓이었다. 리학수는 잠시간 동명수를 응시했다. 동명수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그들의 대화를 가만 듣고만 있었다.

 

애초에 일을 이토록 급격히 전개시킨 것은 동명수였다.

 

 

“뭐…….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소, 형님. 빠를수록 좋지, 뭘.”

 

 

동명수가 가볍게 말했다. 새끼야, 나도 그건 알아. 하고 대답하려던 것을 이중구는 속으로 밀어 넣었다. 리학수가 있는 자리에서 이중구는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편이었다.

 

 

“지방에서 받아달라고 오는 세력들까지 뭉치면 어디 가서도 밀리진 않을 정도로 몸집을 불릴 수 있을 거다. 경찰들이 우리에게 주의를 집중시키고 있는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한가지 밖에 없는 건 너도 알잖니. 웬만해선 건들 수도 없게 세력을 불리는 거뿐이지.”

 

“번듯한 기업으로 조직 세탁도 좀 하고.”

 

 

동명수가 리학수의 뒷말을 이었다. 가로챘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지도 몰랐다.

 

 

“그래. 명수 말이 맞다. 중구 네가 애들하고 같이 하나씩 정리해라. 명수가 도와줄 거다.”

 

“예.”

 

 

중구가 짧게 대답했지만 명수는 대답대신 고개만 대충 주억거릴 뿐이었다. 저놈의 버르장머리. 중구는 이번에도 제 생각을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대신 명수를 흘겨봤는데, 동명수는 중구의 시선에 히죽 웃어 보일 뿐이었다.

 

명수가 셋이서 저녁이나 같이하잔 말을 꺼냈지만 리학수는 다른 일이 있다며 제안을 물렸다. 보나마다 아들 일이겠지. 동명수는 알면서도 짐짓 모른 체했다.

 

 

“아,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중구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리학수를 돌아봤다.

 

 

“여수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우릴 좀 보자는구나. 중구 네가 가보렴.”

 

“여수요?”

 

“그래. 병합을 제안하러 온 모양이야.”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재범파가 서울 패권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이름을 날리자, 지방에서 저희를 받아 주십사 하고 올라오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니.

 

 

“거기 우두머리라는 작자들이 다 중국산이랍디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접대는 중국집에서 하는 게 어떻겠소?”

 

 

동명수가 사무실 바닥에 신발 밑창을 긁으며 농담조로 말했다.

 

 

“중국산?”

 

“화교 말이요.”

 

“그래?”

 

 

중구가 시큰둥하게 반문했다.

 

 

“잘 해줘라. 한국에서는 별 볼일 없어보여도 중국 쪽으론 발이 넓어서 벌써 삼합회와도 통하고 있는 모양이야. 잘 구슬려야 모두에게 좋을 거다.”

 

 

리학수의 말에 중구는 짤막하게 예, 하고 대답하며 몸을 일으켰다. 가죽 소파에서 끼긱대는 소리가 났다. 이중구를 따라 일어선 동명수가 중구보다 먼저 움직여 사무실 문을 열었다. 동명수는 문고리를 붙잡은 채로 리학수를 잠시간 흘깃거렸는데 마치 꿍꿍이속이 있는 것 같은 행동이었다.

 

 

“어이, 형님.”

 

 

문을 닫자마자 동명수는 저를 뒤로하고 휘적휘적 가버리는 이중구 뒤를 잽싸게 쫓았다.

 

 

“뭐냐, 또.”

 

“내 들은 말이 있어서 그러는데 말이오.”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동명수는 목소리를 낮췄다. 마치 엄청난 기밀 사항을 누설하고 있기라도 한 냥. 평소에 언행이 가볍기는 하나 별 볼일 없는 일에 호들갑 떨지는 않는 동명수의 성격을 알기에 이중구는 휘적휘적 가 버리는 것 대신 그 자리에 멈춰서는 것을 택했다.

 

 

“뭘 들어?”

 

 

이중구의 물음에 동명수는 중구의 곁으로 바싹 다가섰다.

 

 

“그게……, 이번에서 올라온다는 여수 놈들 말이오. 큰형님 눈에 들었나보던데.”

 

“그래서.”

 

“조심하란 말이지. 혹시나 나중에 형님자리 꿰차겠다고 분수도 모르고 숟가락 내밀지도 모를 일 아니요? 큰형님은 삼합회랑 친분 맺어서 나쁠 건 없으니 한자리 턱, 내줄 수도 있고.”

 

“난 또 뭐라고…….”

 

 

이중구는 동명수의 말에 콧방귀를 뀌며 웃었다. 너는 깡패라는 놈이 그렇게 걱정이 많아서 어디 일은 제대로 하겠냐, 하고 덧붙이면서. 중구는 멈췄던 걸음을 다시 옮기며 양복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동명수는 자연스럽게 제 호주머니를 뒤져 이중구의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를 한 모금 길게 빨아들이며 이중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인상을 얕게 찌푸렸다. 우아한 깡패. 동명수는 이중구를 그렇게 평가했다. 어찌 보면 칭찬이기도 했지만 돌려 말하자면 어떻게 해도 이중구는 깡패 탈을 벗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애초에 가장 귀족에 가까운 것은 동명수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한 국가의 권력자 아들로 태어나 최상의 것들만 보고, 먹고, 입으며 자란 동명수에게 이중구의 겉치레적인 우아함은 성에 찰리가 없었다.

 

하지만 겉으로만 간신히 덮어씌워놓은 우아함이라고 해도 그것은 이중구에게 꽤나 그럴싸하게 어울렸다. 180은 훌쩍 넘는 키와 다부진 골격 탓일 수도 있었고, 몸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고압감 탓일 수도 있었다. 이중구 스스로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중구는 유독 껄렁한 차림새, 가벼운 말투, 진중함이 없는 태도 따위를 질색했다.

 

그 때문에 정청은 첫 만남부터 이중구에게 그다지 좋지 못한 인상을 심어줄 수밖에 없었다.

 

리학수가 언급했던 여수의 조직은 정청과 이자성의 무리였는데, 북대문파라는 조직의 이름은 정청이 자주 가던 중국집에서 따온 것이었다. 이자성은 명실 공히 북대문파의 2인자로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정청을 향한 이자성의 판단력은 옳았다. 여기저기서 흔히 보던 양아치와 정청은 달랐다. 평소에는 여타의 건달들보다 더욱 가볍고 껄렁댔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야차로 돌변했고 머리 또한 꽤나 좋은 편이었다. 때문에 이자성은 더욱 긴장해야만했다. 서글서글하게 웃고 지내던 사이에도 필요하다 싶으면 뱃가죽에 칼을 쑤셔 넣는 인물에게 제가 경찰임을 들켜서 좋을 일은 하나도 없었다.

 

이자성은 주기적으로 강형철과 연락 중이었다. 강형철은 이자성 이후로도 여러 프락치를 양산하고 중간 대화 책을 마련했으며 나름의 네트워크를 생성했다. 북대문파가 몸집을 불릴수록 강형철 소속 프락치들 역시 머릿수를 늘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강형철은 이자성 외에도 북대문파에 몇몇 경찰을 심어두었으나 그 사실을 이자성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것은 혹시나 있을 이자성의 배반을 대비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자성이 마지막으로 강형철과 면대 면을 한 것은 반년 전이었는데, 자성을 보자마자 형철은 ‘이제 제법 깡패 냄새가 나는구나.’하고 말했다. 이자성은 그 말에 항의하듯 인상을 구겼지만, 그 행실마저도 동네 양아치와 비슷했다. 엉성한 프락치보다야 진짜 깡패 같은 놈이 더욱 쓸 만한 것은 사실이나 강형철은 자성이 뼛속까지 깡패가 되어버릴 것은 염려했다.

 

강형철은 이자성의 예상보다도 더욱 가깝고 은밀한 곳 까지 저의 눈을 심어두었다. 그 때문에 이자성이 강형철에게 ‘정청이 서울로 올라갈 계획이오.’ 라고 했을 때도 강형철은 콧방귀인지 모를 잔기침을 뱉어냈을 뿐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

 

 

셋의 만남에서, 이중구는 불편한 심기를 억지로 삼켰다. 다름이 아닌 정청 때문이었다. 불량한 자세, 껄렁한 말투, 아무렇게나 주워 입은 것 같은 옷까지. 차라리 정청 옆에 지키고 선 이자성이란 놈이 이중구의 성향과 맞았다. ‘반갑소, 나넌 정청이요.’하면서 악수를 하려 드미는 손에 병균이 득실대기라도 한 냥, 이중구는 잠시간 그 손을 내려다보곤 닿은 듯 만 듯 손을 살짝 맞잡으며 ‘이중구요.’하고 짤막하게 대꾸했다.

 

 

“이 짝은 세상에 둘 도 없는 우리 부라더, 이자성이요.”

 

 

정청은 자성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이자성은 작게 목례했다. 동명수는 자리에 없었다. 평소엔 이리저리 잘도 나돌아 다니면서 이렇듯 서로를 소개하고 인사를 나누고, 중요한 회담이 오갈 적이면 동명수는 자리에 나타나질 않았다. 이중구는 그저 동명수가 큰일에는 아직 부담을 느끼는 것이겠거니, 지레짐작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동명수는 저의 얼굴이 팔리기를 원치 않은 것이다.

 

리학수야 남한에 내려오며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지만 동명수는 고스트로서 리학수와 동행한 것이라 남한의 서류상으론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남의 눈에 띄면 좋을 것이 없단 소리였다. 비록 지금은 서울의 패권 장악과 재범파의 권력 차지가 시급해 나서서 행동을 하는 수밖에 없다지만 후에 재범파가 저의 계획대로 거대한 공룡이 된다면 동명수는 음지로 숨어들 요량이었다. 동명수는 이런 일에는 보통, 자리에 동참하는 대신 제 수하를 딸려 보내곤 했다. 이번에도 장지문 밖에 동명수의 수족이 지키고 서있는 중이었다. 호위라기보다는 엿듣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정청이 젓가락을 들어 식탁위에 탁탁 쳐 높이를 맞추고선 눈앞의 초밥을 집어 들어 입에 밀어 넣었다. 동작들은 요란스러웠다. 우아하지 못하긴. 이중구는 속으로 혀를 찼다. 이런 놈을 대장으로 둔 패거리 수준이야 안 봐도 뻔할 뻔자지. 이중구의 속내를 미묘한 표정 변화에서 읽어 내린 것인지 이자성은 식탁 밑으로 정청의 허벅지를 툭, 쳤다. 으적으적 초밥을 씹어대던 정청이 이자성을 한번 보고선 그 시선을 이중구에게로 돌렸다.

 

 

“나가 시장 혀서 먼저 묵어버렸네잉. 거, 그 짝도 드셔요잉?”

 

 

말이야 좋은 말이지 이자성은 정청의 말밑에 도사린 의미를 알았다. 재범파 대가리도 아닌 네 놈이 자신이 이러는데 어쩔 거냐는 소리였다. 다행스럽게도 정청의 표정은 한없이 들떠보여서, 이중구는 수면 밑에 깔린 의도를 읽어내지 못했다.

 

이중구와 이자성은 젓가락 한번 들지 않았다. 정청은 혼자 초밥을 서너 개 더 집어먹고는 물로 입가심을 했다.

 

 

“자아, 인자 일 얘기를 쪼까 해야쓰겄네잉.”

 

 

정청이 이에 낀 음식을 꺼내듯 쯧쯧 소리를 냈다. 이자성이 남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Posted by 백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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